"여성들은 낙태를 후회한다"
2019년 4월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269조, 형법 270조가 임산부의 자기 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리고 헌법재판소가 관련법을 개정할 것을 주문한 후, 올해 정부가 법무부, 복지부 등 관계 부처들, 그리고 의료계 등의 의견을 수렴하여 낙태법 개정안을 내놓았습니다.
그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프로라이프 의사회 회장이자 산부인과 의사는 차희제 씨는 기독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수술 후에도 우울증이나 죄책감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특히 이런 정신적 문제는 낙태를 스스로 원해서 한 여성들에게도 비슷한 비율로 나타난다"
하지만, 올해 초에 나온 연구는 낙태를 받은 거의 모든 여성 (95 %)은 그 결정을 후회하지 않으며, 시술 후 가장 흔한 감정은 안도감이며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힙니다.
미국 연구 내용
이 획기적인 연구는 미국 전역의 21 개 주에서 낙태 시술을 받은 667 명을 대상으로 하였습니다. 5년 동안의 긴 시간을 통해 이뤄진 연구로, 백인 35 %, 흑인 32 %, 라틴계 21 %, 기타 인종 13 %으로 구성된 다양한 인종의 여성들로 추적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자신의 낙태 결정에 대한 감정을 1주일 후부터 추적조사를 벌여, 그 후 5년 동안 6개월 간격으로 총 11번의 설문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들은 낙태 시술 후 첫 2년 동안 긍정적 및 부정적 감정이 모두 뒤섞여 있음을 발견했지만, 그 이후에는 그런 혼란스러운 감정이 감소하고 정체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절반 이상 (54 %)의 여성이 임신 중절 결정이 "매우 또는 다소 어려웠다"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5년 후에는 99%의 여성이 낙태를 한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자신은 맞는 결정을 하였다고 믿었습니다.
"사회 문화적 환경"
위에도 살짝 적었듯이, 낙태가 여성에게 큰 부담과 고통이라는 주장은 낙태 반대 진영의 주된 논거입니다.
위의 연구는 그 논거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합니다:
"sociocultural context is important for women's post abortion assessment of their abortion decision", '여성의 낙태 결정에 대한 낙태 후 평가에는 사회 문화적 환경이 중요합니다'
미국은 1973년의 대법원 판결 이후 여성이 임신 후 6개월까지 중절을 선택할 헌법상 권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많은 주에서 낙태를 우리나라보다 훨씬 쉽게 할 수 있으며, 많은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이 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인식은 어떨까요? 우리나라의 여성들은 과연 현재 우리 국민들의 사회문화적 인식에 낙태를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낙태법 꽤 오랜시간 존재해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의 인식이 변화하였고, 낙태법 개정안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한국 갤럽에 따르면, 우리 국민 21%는 '보다 엄격하게 금지해야 한다'라고 봤으나 74%는 '필요한 경우 허용해야 한다'라고 답했으며 5%는 의견을 유보했습니다. 모든 응답자 특성별로 '필요시 낙태 허용' 의견이 우세하였습니다.
이미 국민 대다수가 낙태에 대한 찬성 의견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위 설문조사와 미국 연구를 보고 추측하는 바, 우리나라 여성도 낙태 후 후회를 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과연, 우리나라 여성은 후회하지 않을까?
한국 여성정책원에서 만든 2017년 연구보고서를 살펴보겠습니다. 266쪽의 거대한 양 때문에 아직 다 살펴보지는 못하였지만, 어느 정도 살펴보니,
낙태 경험자 422명에게 설문조사 결과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 볼만한 것이, (1) "낙태 경험자 중 낙태 그 당시의 상황으로 돌아간다고 가정 시, 55.4%는 다시 낙태를 선택하겠다고 응답"하였다고 합니다. (2) 또한, "낙태한 것에 대해 죄책감이 든다" 64.7%가 나왔습니다.
왜 한국의 여성들은 미국의 여성들과 달리 낙태 경험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인지는 확실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추측을 해보자면, 낙태가 아직 불법이라는 점, 아직도 보수적인 사회적 인식 (+ 오지랖의 세상?) 정도가 있겠죠.
결론적으로, 한국 여성에게 한국 사회에서 낙태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큰 부담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여성들이 낙태를 후회하니, 낙태법 개정안도 24시간의 숙려기간을 둔 것 아닐까...라고 조심히 추측해봅니다.
과연 낙태법 개정안의 도입은, 미래에 한국 여성들도 미국 여성들처럼 후회하지 않게 만들 수 있을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카우보이연구소였습니다.
※ 공감과 댓글은 사랑입니다.
※ 참고 자료: 미국 연구, 한국 여성정책원의 연구: "임신 중단[낙태]에 관한 여성의 인식과 경험 조사"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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