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를 대표하는 것은 무엇인가.
전기톱 연쇄 살인사건?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 텍사스 바베큐? 텍스멕스?
내 생각으로는, 텍사스 사람들이다.
내가 텍사스에서 사는 동안, 정말 많은 트럭들을 보았다. 파워의 상징인 F150 같은 그런 트럭들. 한국 포터와 스케일이 다른 괴수 트럭들이 있다.
그 무지 많은 트럭들에서 운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콧수염에, 모자 쓰고, 선글라스 낀 텍사스 아저씨들이다. (모자가 얼마 전부터 "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는 것은 비밀)
몇몇은 심지어 부츠에 카우보이 모자, 그리고 '총'까지 들고 다닌다. 역시 텍사스답다.
그리고, 가끔가다, 그들의 친숙한 표현을 들을 수 있다. "Howdy, Y'all?"
마치 구수한 지방 사투리를 듣는 것처럼, 정감 간다. 그냥 한국 시골 아저씨들을 보는 것 같다.
한 번, 텍사스 바비큐에 대한 글에서 말했듯이, LockHart, Tx, 텍사스 바베큐의 수도를 간 적이 있다.
텍사스 바베큐의 '수도'라고 말하지만, 깡시골이다. 진짜 시골이다.
차를 타고 풍경을 바라보며 가는데 뭔가 참 기분이 묘했다. 텍사스의 대도시에서 나와서 진정한 텍사스를 경험했다. 가다 가 가끔씩 소가 몇 마리 보이고, 정말 조그마한 동네들이 있으며, 사막 아님 초원이다. 영화 '카'에서 나온 시골 깡촌 느낌이다.
그렇게 풍경을 보다가, Lockhart에 들어갔다. 이 작은 도시에는 여기저기 카우보이들이 보인다. 진짜 부츠에 카우보이 모자, 그리고 총을 가지고 있다. 서부 영화 속에 한 장면으로 보였다. 이들은 그저 말 대신 트럭 타고 다니는 카우보이들이다.
마침내, 바베큐 식당 앞에 도착해서 차를 주차했다. 내 친구와 함께 바베큐 음식점을 들어가는데, 바베큐를 굽는 곳이 있다. 거기서 굽고 있던 콧수염이 두꺼웠던 아저씨는, 식당 입구로 다가가는 우리를 향해 밝은 표정으로 말한다.
"Howdy, Y'all?"
"Howdy, Y'all"은 텍사스에 있는 영어 사투리라고 이해하면 된다. 정확히는 "How do you do, you all"으로, "안녕?"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근데 그냥 "안녕"은 아니다. 친근하며, 몇 번만 들어도 금방 친숙해진다. 미국 동부의 딱딱함, 차가움과 다른 따뜻함, 반가움으로 가득 찬 표현이다.
이 말 한마디에서 카우보이의 기운이 느껴진다. 미국 서부 영화에 나오는 카우보이들의 그 쿨함, 시크함. 이 말 한마디에 다 느낄 수 있다.
물론, 텍사스 사람들이 다 친절한 것은 아니다. 인종차별주의자들도 많다. 이곳에서의 평범한 백인 아저씨와 조금만 대화를 나눠본다면 그들의 고정관념, 인종차별주의를 조금 느낄 수 있다.
그래도, 여기서 편견을 가지지 말고, 조금만 더 대화 나눠본다면, 그들은 은근 순수한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저 백인 마을에서 태어나서 일평생을 그렇게 살았는데 어떻게 이 큰 세상을 이해하겠는가.
많은 이들이 그저 그리 풍족하지 않고 생활하는 조그마한 농촌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Howdy, Y'all?을 들을 때마다 이런 텍사스 사람들을 생각한다. 비록 레드넥이라고 불려도, 속에서는 순수한 시골 아저씨들.
이 말보다 텍사스를 더 잘 표현하는 것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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